2026-07-31

재판부 "실제 유출 정황 확인 안 돼...병원도 전산관리 책임 있어"
동료 계정으로 의료기록을 열람했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한 것은 과도한 징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6월 병원 직원 A씨가 B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보험 심사 및 진료비 청구 등 업무를 수행한 뒤 관리과로 전보돼 병원 전산관리 등 행정업무를 담당해 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총 10회에 걸쳐 동료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시스템에 접속하고, 의료기록을 열람했으며, 이로 인해 병원 측으로부터 징계해고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의료기록을 열람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저장·활용한 사실은 없었고 실제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약 10년간 성실하게 근무했고 별다른 징계 전력이 없는 만큼 해고는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타인의 계정을 이용해 의료기록을 열람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저장·제공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역시 계정과 비밀번호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아 다른 직원의 계정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A씨가 약 10년간 성실하게 근무했고 별다른 징계 전력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윤경원 변호사는 “비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해고를 정당화할 수는 없고, 실제 피해 발생 여부와 근로자의 근무 이력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사용자가 관리 소홀의 책임은 외면한 채 그 부담을 근로자 개인에게만 전가해 해고로 대응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명훈 기자 parkmh1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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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계정으로 의료기록 열람한 직원 해고...법원 "과도한 징계·해고 무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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